여행과 여가

캘리포니아 여행 (2)

PJaycee 2014. 2. 27. 17:47

이번 여행은 내내 흐리고 비가 내렸는데, 그나마 가장 맑은 날씨였던 둘째 날

Monterey에서 1번 도로를 따라 남쪽 해안가 도로를 돌아 보았다.

 

동부 해안은 Acadia에서 Key West까지 전 구간을 일주했다고 나름 생각하는데

서부 해안은 그쪽과는 또 분위기가 달랐다. 동해안이 인공적이라는 뜻은 아니지만

이쪽 해안은 무언가 좀더 자연의 느낌이 강하달까... 낯설면서도 푸근한..?

절벽과 모래 해안이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해안 풍경이 그 자체로 즐길만했다.

 

 

어쨌건 1번 도로를 따라 중간중간 있는 turnout에 멈춰 해안과 내륙쪽 풍경을 보며

포인트를 찍었다. 우리는 Julia Peiffer State Park까지 갔다가 돌아오기로 했는데

이 길에는 Bixby Creek Bridge 등이 포인트였다.

그러나 언제나처럼 아이들에게는 파도 치는 모래 비치가 가장 즐거운 놀이터였고

지난 겨울 AcadiaCape Cod와 달리 비교적 따뜻한 날씨 속에 한참 놀았다.

 

 

Julia Peiffer 주립공원에서는 바다로 직접 떨어지는 폭포라는 McWay Waterfall

포인트로 삼았는데 그렇게 대단한 풍광은 아니었다. 전반적으로 1번 도로 풍광 자체가

좋긴 하지만 비슷하게 계속 이어지는 것이었는데 (물론 우리가 본 짧은 구간에서)

예전 제주도에서 3개월간 근무할 때 보던 제주 해안 일부의 풍광이나 남해안과 비슷했다.

제주 해안이 짧은 구간에 다양한 모습을 모아 놓았으니 더 좋게 볼 수도 있겠다 싶었다.

 

 

McWay에서 짧은 trail을 본 후 좀더 내려갈까 하다가, 관두었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많이 보고 겪는 것보다는 1년간의 미국생활을 정리하며 휴식을 취하자는 쪽인지라

좀더 여유 있게 바로 식당으로 향했다. 식사도 미국에서 내내 밥솥을 들고 다니며,

또는 컵라면과 햇반으로 했던 것과 달리 가능하면 괜찮은 식당을 찾고자 했다.

 

그래서 첫날의 점심으로 당첨된 식당이 Big Sur Peiffer 주립공원 입구 근처에 있는

Nepenthe였다. 해안 절벽 위에 자리 잡고 있어 풍광이 좋은 것으로 유명했다.

실내에서 먹으면 바로 되고 바깥쪽으로 나가면 20분 가량 기다려야 된다고 함에도

시간 여유가 많은 우리는 기다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밖에서도 자리 운이 좋지 않아

그렇게 풍광을 보기 좋은 자리에 앉지는 못했다. 그러나 자리보다도 구름이 많은 탓에

아주 좋은 풍광을 즐기지는 못했다.

 

 

같은 이유로 Big Sur Peiffer 주립공원을 들러 보는 잠정 계획도 접고

Carmel-by-Sea로 향했다. 내가 어느 블로그에서 우연히 읽고 흥미가 색긴 수도원을

들러보고 싶어서였다. 사실 난 미국 역사를 잘 모르는데, San Francisco부터

San Jose, Santa Cruz, Santa Barbara 으로 시작되는 경건한 도시 이름들이

주구장창 늘어선 이 캘리포니아에서 그 이름과 관련된 호기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은 안 들어 있지만 Carmel도 갈멜이라는 종교적 이름이다.)

 

우리가 들른 수도원은 Carmel Mission이었다. 나중에 보니 CaliforniaMission

모두 21개가 있었고 여기도 그 중 하나였다고 한다. 캘리포니아와 텍사스가 멕시코의

영토였을 무렵, 첫 개척자들은 인디언들에게 선교하고자 했던 선교사였다고 한다.

그들이 멕시코에서 북진하며 잡은 거점들이 현재의 도시가 되었고 이름에 남은 것이다.

 

그런데 1830년 경 멕시코에서 이 Mission들을 정치적 이유로 모두 폐지시켰다고 하는데,

그 때 파괴된 수도원을 이후 재건한 곳 중 하나가 이 Carmel Mission이다.

지금도 종교적 목적을 주로 하여 사용하는지는 모르겠으나(미사는 한다고 되어있었다)

입장료를 받고 공개하는 작은 성당과 박물관 외에는 학교로 이용되고 있었다.

 

 

Mission 관람을 마치고 Carmel River State Beach에서 잠시 놀다가 Scenic Road

따라 한 바퀴를 돌았다. 이번에도 아이들, 특히 작은 녀석은 비치에서 설 때마다

모래밭을 뛰었고, 결국에는 양말 벗고 태평양 물에 발을 담궜다.

 

 

 

 

Monterey로 돌아와 한인 식당을 뒤져, 짜장면과 짬뽕으로 저녁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