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2016년 새해를 맞아

PJaycee 2016. 1. 1. 09:15

어떤 이가 ""에 대해 말하며 언어 특성을 빌려 이렇게 논했다.

어느 언어권(문화권)에서나 꿈은 이중적 의미가 있다고.

"꿈을 가져라 (Have a dream)"처럼 긍정적인 의미(희망이나 목표)도 있고

"꿈 깨라 (daydream or pipedream)"처럼 부정적인 의미(몽상이나 망상)도 있다,

따라서 두 가지의 꿈은 일반적으로 연결된 개념이고, 우리는 몽상같아 보여도 부지런히 추구해야 한다.. 뭐 이런 얘기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이건 벌써 150년 가까이 된 번역언어를 전통언어로 착각한 얘기가 아닌가 싶었다.

영어권에서는 그런 이중적 의미로 쓰이지만, 동양 문화권에서는 전통적으로 꿈이 긍정적 의미로 쓰인 것이 별로 없지 않나?

전통 우리말에 꿈()은 좋게 쓰이는 일이 별로 없다. 미래에 대한 꿈은 대개 을 쓴다.

 

언어에 별로 조예가 깊지 않은 내가 가진 짧은 생각이지만, 오랜 기간 번역에 의한 도입으로

전통적인 우리말처럼 느껴지는 단어, 표현, 의미가 벌써 제법 된다는 것은 누구나 동의할 것이고

이런 혼용 속에 찬찬히 말과 표현의 유래를 나누어 따져보면 문화적 차이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새해이다.

요새 쓰는 상투적 말로 새해와 관련된 것은 "축하""기원"이다. 새해를 맞이함을 축하하고 복된 한 해를 기원한다.

그런데 가만 보면 기원은 어느 문화권에서나 비슷하지만, 축하는 우리 언어권에서 더 중시되었던 것 같다.

대개 카드에 쓰인 영어문구는 "I wish you..." "Happy new year" 등이었고 한자어는 "근하신년"이었다.

요새는 우리말에도 영어가 섞이고 영어에도 중국계, 인도계 등의 온갖 세계언어가 섞여 경계가 모호하지만...

 

축하란 무엇인가. 내가 한 것, 가진 것, 얻은 것, 성취한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하고 기쁨을 나누겠다는 뜻이다.

미국에서 차를 살 때 차 키를 전해 주는 딜러가, "Thanks"가 아니라 "Congratulation"이라 말하는 게 꽤 어색했는데

딜러가 말해서 어색하긴 해도, 복권당첨같은 행운보다 돈 벌어 차 산 성취가 축하의 대상으로 더 어울린다.

 

새로운 한 해를 축하하는 것. 이건 생일을 축하하는 것과 비슷한 개념일 것 같다.

생물로서 나의 가장 큰 임무는 주어진 시간을 살아 내는 것이고 나는 한 해라는 시간을 어떻게든 생존하였다. 이는 성취이다.

그러나 새 한해가 어떨지 모르니 두려운 마음으로 삼가며 축하하거나(謹賀) 공손히 축하(恭賀)한다.

물론, 생존이라는 의미의 층위는 사람마다 다르고, 그리고 같은 사람에게서도 해가 갈수록 달라질 것이다.

 

나이 먹어갈수록 새해는 더욱 축하할 일이 되어갈 것 같다.

가 아는 모든 이들에게,

생물학적으로, 사회적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존재적으로, 새로이 시작된 올 한 해를 성공적으로 살아내고

내년 이맘 때도 새해를 맞이함을 축하하게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