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여가

바르셀로나 (1)

PJaycee 2016. 10. 16. 22:00

로마의 민박 주인 아주머니도 놀랄 정도로 로마 일정을 하루로 짧게 마치고 급하게 바르셀로나로 가는데,

이러한 계획은 사실 여러 모로 계산하여 꽉 짜 놓은 것이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FC바르셀로나의 경기였다. 로마에서 바르셀로나로 이동한 바로 그날 저녁, 데포르티보와의

프리메라리가 경기 관람이 이번 여행의 핵심이었다.


그런데 새벽에 날아온 메시지가 모든 평온을 깨뜨리고 우리를 패닉에 빠뜨렸다.

바르셀로나에 먼저 간 석 선생이 날린 카톡메시지는 "경기 봤어요? 어제 경기했대요ㅠㅠ" 라는 짧은 것이었는데

그 새벽에 온 식구가 잠을 깨고 일어나게 만들었다. 그제서야 알아 보니, 유럽에서는 국가간 경기인

챔피언스리그의 일정이 뒤늦게 정해지면서 국내 리그 경기 일정이 바뀌는 일이 흔히 있다는 것이었다.

최종 일정은 2주 전에 확정되는데 개별 통보도 잘 안하고, 이로 인한 티켓손실은 보상도 안 한단다.

황당, 당황, 분노 등의 여러 프로세스가 지나간 뒤에, 아이들 포함 우리 모두 상황을 받아들였다.

(그런데 이 사건과 이후 이에 대한 recovery가 결국, 두고두고 이야깃거리가 될 사건이 되긴 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테르미니 역을 통해 공항으로 갔다. 아침 일찍부터 잦은 간격으로 차가 있어

로마에서는 기차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가격은 셔틀 버스가 약간 더 싸지만)

이것도 무인 판매대를 이용하면 좀더 싸다.


커피의 나라 이탈리아답게 공항에서도 세계적 브랜드 커피는 하나도 없었고 로컬 브랜드의

커피숍이 있었는데, 흥미롭게도 아메리카노보다 카페라떼와 카푸치노가 더 싼 가격이었다.

작은 녀석은 새벽의 사건으로 FC바르셀로나에 화가 나서, 공항 내 가게에서 맨유의 모자를 사기도 했다.

여하간, 한 잔의 커피를 마시고 맑은 날씨에 스페인 저가항공인 Vueling을 타고 바르셀로나로 향했다.


<로마공항에서 이륙>


공항에서 셔틀인 Aerobus를 타고 까딸루냐 광장에 도착해서, 예약해 놓은 민박집으로 향했다.

바르셀로나가 은근히 물가가 비싸서, 로마보다 더 비싼 가격의 숙소임에도 민박집 시설은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호텔에 비하면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다른 옵션은 마땅치 않았다. 짐을 들여 놓고, 나는 바로 학회장으로 갔다.

집사람과 아이들은 숙소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인근 구경을 가기로 했다.


<광장 인근의 한인 민박>


아이들은 피카소미술관과 산타마리아 델 마르 성당, 바르셀로나 성당을 오후에 둘러 보았고,

나는 저녁까지 학회장에 참석해 있다가 일정을 마치고 민 교수님이 같이 식사하자는 것도 사양하고 돌아왔다.




저녁에 아이들과 Jaumel 역에서 만나 같이 성당 구경을 더 하고, 빠에야(Paella; 해산물 리조또)를 찾아 거리를 헤맨 끝에

거리의 한 식당에서 해산물 빠에야와 조개찜 류의 음식을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