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현대 미술의 흐름과 미학적 이해

PJaycee 2012. 8. 29. 21:30

오늘 서울대학교 미학과 이해완 교수님의 교양강좌에서 앤디 워홀(Andy Warhol)에 관하여 들었다.

도대체 현대 예술이라는 것이 무엇을 하는 짓인지 도무지 이해를 못하던 나에게 이해의 실마리를 준 강의였다.

물론 이렇게 simplify하여 이해해도 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래 내용 및 예시 그림들은 대부분 이 교수님의 강의록에서 옮기거나 인터넷에서 퍼 온 내용)

 

워홀에 대한 설명은, 아서 단토(Arthur Danto)라는 예술철학자의 "The End of Art"라는 경구로 요약할 수 있다.

 

르네상스 시기까지는 자연이나 이야기를 화폭으로 잘 옮기는 것이 미술의 주요한 목적이었으나,

천재적인 르네상스 화가의 등장과 다양한 그림 기법의 완성으로 이러한 기법적 목표는 거의 달성되었다.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에서는 이상이나 꿈, 신화, 전설을 화폭으로 옮기는 것을 추구하였다.

 

<Delacroix, The Death of Sardanapal, 1827, 낭만주의>

 

이에 반하여 나타난 것이 자연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사실주의이며(밀레 Millet),

여기에 과학을 접목하여, 대상에서 반사된 빛이 내 망막에 받아들여지는, 즉,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그리는 것이

인상주의(impressionism, optical realism)였다. (모네, 피사로, 시슬레)

 

 

(각각 밀레와 모네가 그린 건초더미: 표현이 확연히 다름을 볼 수 있다..)

 

이들은 똑같은 풍경이 빛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주목하여 화폭에 담기도 하였다. (내가 시카고 미술관에서 보았던 것..)

 

<Monet가 1894년 Rouen Cathedral을 그린 연작, 오른쪽은 sunlight, Washington NGA>

 

이 사조가 더 발전하자 후기 인상주의는 두 가지 흐름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본질의 추구'이다.

눈에 받아들여지는 것이 시시각각 변한다면, 실제 우리는 자연의 본질이라는 것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눈이라는 감각기관의 한계에서 비롯되는 원근법이나 단일 시점/시각에서의 이미지를 무시하는 방식을 택했다.

 

<Paul Cezanne, 버찌와 복숭아, 1885-87. 양쪽 접시와 병에 대한 시점이 다르다>

 

'견고한 입체성'이라는 측면에서 이를 추구한 세잔의 뒤를 이어 피카소는 입체주의(cubism)를 발전시켰고

사물의 다양한 시각에서의 모습과 이미지를 한 화폭에 그려내었다.

 

<Pablo Picasso, 보트를 든 소녀, 1938>

 

이러한 본질의 추구는 추상으로서 몬드리안에게 이어졌다.

 

 

<Piet Mondrian, 위좌측부터 Gray Tree, 꽃 속의 사과나무, Composion No. VII,

Composition with Red, Yellow, Blue and Black>

 

또 다른 하나는 "'나'의 추구"이다.

결국 받아들이는 주체가 사람이라면, 그리는 사람의 이야기가 들어갈 수밖에 없고,

이는 고전주의나 낭만주의 시기의 신화, 종교, 전설 이야기가 아니라 화가 자신의 감정과 정서, 스토리일 수 밖에 없다.

반 고흐가 자신의 정신세계가 반영되어 받아 들인 세상을 그렸고, 뭉크가 더욱 극단화시켜 보여 주었다.

이어 칸딘스키와 잭슨 플록에 이르러서는 추상표현주의로 내면과 감정, 욕구를 그려내었다.

 

<Van Gogh, Night Cafe, 1888, Yale Univ.>

 

<Edvard Munch, The Scream, 1893, National Gallery, Oslo, Norway>

 

<Wassily Kandinsky, Composition VI, 1913>

 

<Jackson Pollock, Number 8, 1949>

 

이러한 흐름에서, 이제는 어느 쪽이든, 현대 회화에서 '그려진 것' 만으로는 예술성을 판단할 수 없게 되었을 즈음,

워홀이 등장하여 일상의 사물(예컨대 Brillo box)을 예술로 보여준 것이다.

 

<Andy Warhol, Brillo Box, 1964>

 

단토는 이를 일러, 이제 미술이 '감각적으로 구분'되는 어떤 것이 아니라 '철학적으로 해석'되는 어떤 것이 되었으며,

이것이 예술의 종말, 또는 새로운 예술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전통적 본질주의, 즉, 예술은 어떠한 모방이나 표현, 형식이라는 정의는 사라지고

예술에 대해 새로운 본질, 즉, 사회적, 역사적, 제도적, 이론적 맥락 속에서 관계적 속성과 그에 따른 해석을 부여하는

그런 신 본질주의 시대라는 것이다.

 

결국 내가 받아들이기로, 현대 미술은 '치열한 개인적, 사회적 배경' 속에서 '자기 마음대로의 방식으로 표현' 하되,

그에 대한 해석이 진정 중요하다는...,

결과적으로 예술철학자나 미학자들의 밥벌이 시장을 창출해 주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ㅋㅋ

 

세잔 - 피카소 - 몬드리안 - (앤디 워홀)

반 고흐 - 뭉크 - 칸딘스키 - 잭슨 플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