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사랑 그 결심에 대하여

PJaycee 2018. 9. 5. 07:21

혼인미사 예식에 신랑신부에게 다음과 같이 묻는 절차가 있다.

“두 분은 혼인 생활을 하면서 일생 서로 사랑하고 존경하겠습니까?”

이 질문을 곱씹어 보자면, 존경이야 그렇다손 치더라도 

사랑 역시 단호한 결단을 요하는, 명백한 의지적 행위로 간주된다.

사실, 성행위를 돌려 표현하는 사랑처럼 가시적 행동의 경우는 물론

감정적 상태의 의미를 포함하여, 모든 사랑은 의지적 행위이다.


젊은 시절, 난 동일한 의미를 “사랑은 결심”이라는 표현으로 썼다.

그 시절은 결혼 같이 어떤 결정을 하여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었지만

사랑의 본질에 대한 나름의 파악 또는 정의가 있었다고나 할까?

오늘 어느 신문에서 <"서로 평생 사랑하시겠습니까?" 난 대답할 자신이 없다>는 제목으로

결혼에 대해 고민하는 젊은 친구의 글을 보았는데, 거진 20여 년 만에 그 생각이 떠 올랐다.


해가 가고 나이가 들수록 '사랑'이 결심 또는 의지적 행위임은 더욱 분명해지는데

반면 그 의지적 결단은 너무 쉽게 습관적으로 반복되거나 혹은 배척되는 것 같다.


별다른 노력, 열정, 헌신, 희생을 요하지 않는 이 밍밍한 상태가 진짜 의지적 결심인가?

진짜 의지는 대상을 바꾸거나 현상을 깨겠다는 반대의 결심에서나 필요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반대의 의지적 결단마저도 무력화시키는 나이의 마법...,

이 얼마나 편하고 안락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