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또 의료 사태의 시작

PJaycee 2024. 2. 19. 07:23

의대 정원과 관련하여 또 다시 의료 사태의 시작 초입에 서 있다.

그나마 대화와 타협을 내세우던 문재인 정권도 아니고, 독선과 폭주로 일관하는 윤석열 정권 하에서

더 강한 밀어붙이기와 탄압을 예고하는 정부와, 신세대적 사고로 무장한 젊은 의사 대결의 끝이 어디일지 모르겠다.

 

1) 의대 정원 확대는 필요한가? 얼마나 확대해야 하나?

 

많은 사람들이 의대 정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하고, 언론은 그것이 절대 선인양 떠들어댄다.

나도 기본적으로 의대 정원이 부족하다는 생각이지만, 그렇다고 쉽사리 판단할 일은 아니다.

만약 의대 정원 부족이 모든 의료문제의 근원이라면,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사태 이후 정원을 500여 명 줄인 당시 정책담당자들은

크나큰 오판을 한 것이고, 그 여파가 지난 10여 년 (의사인력 배출에 걸리는 시간 10여 년 이후)간의 문제가 된 것이다.

그들은 뭘 기준으로 그런 판단을 했는가? 그들의 막대한 책임은 어찌할 것인가? 지금은 그런 오판이 아니라는 보장이 있는가?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장기간의 정책은, 더욱 신중하게 점진적으로 해야 한다는 게 상식 중의 상식이다.

저 돌팔이 같은 대통령의 즉흥적 결정에 좌우되어 65%라는 막대한 증원을 한순간에 할 일이 아닌 것이다.

 

2) 정책의 진행 과정은 민주적이었는가?

 

민주주의 사회에서 첨예한 갈등이 있는 사안의 논의와 결정은 민주적이어야 한다.

민주주의는 단순히 다수결로 하라는 게 아니라는 점은 초등학교 때부터 배워온 일이다.

의사 집단이 그렇게 꽉 막히고 말이 안 통하는 집단인가? 그럴 수도 있다.

그렇다고 거기 대응한답시고, 제대로 된 설득노력은 단 한번도 없이, 징계와 형사처벌로 협박하는 걸로 일관하는

현 정부의 논의 방식이 합리화될 수 없다.

더구나 현 의대 교육시스템이 감당할 수도 없는 65%, 2000명 증원이라니?

이러한 정부의 행태가 너무나 이상해서 어쩌면 많은 사람들의 호사가적 추론이 맞을지도 모른다.

 

(추론 1) 무대포 대통령이 밀어 붙이니 관료들이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형국

(추론 2) 총선 전략으로, 결국은 500명 가량 증원을 목표로 삼고, 타협의 hero로 여당을 내세우기 위해 갈등을 빌드업하는 형국 (이준석 시나리오)

(추론 3) 총선 전략의 또다른 버전으로, 의사들을 시위와 실력행사 쪽으로 몬 뒤 의사들을 때려잡아 지지층의 표심을 얻고자 하는 전략

 

어느 경우든, 전략은 천박하고 방법은 졸렬하다.

 

3) 어디로 갈 것인가.

 

의대 정원이 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 같은 사람들조차, 이 정부에 대하여 맞설 수밖에 없도록 몰아가는 형국이다.

여론은 언제나 그렇듯이 의사들을 매섭게 때리겠지만, 이러한 일방통행 막가파식 정부 독단과 탄압에는 최후 수단이라도 꺼낼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그러나 너무나 안타깝고 걱정이 앞선다. 희생될 젊은 의사들과 학생들을 어찌할 것인가. 

그러나 이 문제는 오히려 부차적인 것이다. 이 상황으로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환자들은 어찌할 것인가.

문재인 정권은 그래도 국민들을 위해 물러섰지만, 오만과 오기, 무식으로 뭉친 이 정권은 그러하지도 않을 듯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