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내내, 냉동실의 얼음 tray를 채우는 일을 내가 했다.
밤늦게 퇴근해서 식구들이 모두 자고 있을 때, 부엌에서 간단한 요기를 하거나 음료를 마시고는
얼음 트레이 열어서 확인해 보고는 얼음을 털어 내고 새로 생수를 부어 얼렸다.
별 일 없는 한 아침에도 그렇게, 하루 두 번씩 얼음을 얼려 채워 놓았다.
얼음을 가장 즐긴 것은 아이들이다. 물이 차지 않을 때도 넣어 먹고,
작은 놈은 수시로 얼음을 꺼내 그냥 먹었다.
오늘 식탁에 앉아 문제집을 풀며 또 냉동실을 열어 얼음을 꺼내 입에 집어 넣던 둘째 녀석이,
"근데, 엄마, 얼음은 누가 배달해 주는 거야?" 그런다. 처음으로 비지 않는 얼음통이 의아했던 모양이다.
애들 엄마가 "아빠가 얼려 놓는 거야.." 하고 말을 해 주었다.
조용히 챙겨 놓아도 알게 되었는데, 이 녀석들은 아빠 엄마의 눈에 안 보이는 배려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