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부터 날씨가 잔뜩 찌푸려져 있었다. 휴.. 오늘도 빗속의 산책이 되려나.
얼마 전부터 둘째 녀석이 ‘자연의 신’을 자처하며 날씨에 대해 ‘비 안 오게 해 줄까?’, ‘간헐천이
뿜어나오게 해 줄까?’ 하는 식의 역할놀이 비슷한 걸 하는데, 집사람은 출발부터 녀석에게
힘 좀 써서 날씨 좀 개게 해 주라고 장난스러운 부탁을 계속했다.
첫 방문지는 Kolob Canyon. 비가 뿌리는 길을 구불구불 올라가니 거대한 계곡이 있었다.
일단 첫 인상은 거대하다는 것이었는데 이건 Zion 안쪽에서도 비슷하게 느낄 수 있었다.
가 보지는 않았지만 Grand Canyon도 여기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다. 산 아래로 깊게 패인 계곡,
그 계곡 속에서 올려다 보는 주변 절벽의 풍광은 거대함이라는 단어로 가장 잘 표현될 것이다.
<Kolob Canyon>
<Kolob Canyon>
Kolob을 떠나 한참을 달려 Zion 국립공원 방문자 센터에 도착했다.
<가는 길에서>
<방문자센터 주차장에서 바라본 계곡>
최근의 비로 계곡이 좀 무너져서인지 Zion Canyon Scenic Drive로는 Zion Lodge 투숙객 말고는
차량 통행이 제한되어 있고 셔틀만 운행하고 있었다. 방문자센터에서 셔틀로 갈아타고 올라갔다.
<셔틀 버스>
<가는 도중 흘러내린 토사를 치우고 있는 작업 현장>
거대한 계곡 사이를 지나 Temple of Sinawava에 도착했는데 여기서 trail을 한 시간 가량 했다.
<계곡 올라가는 Scenic Drive>
<계곡 올라가는 Scenic Drive>
<계곡 올라가는 Trail>
아이들과 집사람을 뒤에 두고 나만 빠른 걸음으로 올라가 길이 닦여 있는 trail의 끝에서 멈추었다.
사실 Zion에서 사진으로 나오는 풍경은 The Narrow라고, 여기서 개울물을 따라 좀더 올라가야 하는
곳인데, 나야 적실 수 있는 신발과 옷도 아니고 아이들도 있으니 더 올라갈 수는 없었다.
<The Narrow로 이어지는 trail의 끝 부분>
다시 내려와 Springdale 이라는 공원 초입 마을에서 햄버거, 핫도그 등을 파는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전형적인 미국 시골 식당인데 (이름도 Blondie’s Burger.. 주인 아줌마가 Blondie)
옐로스톤에서부터 시도해보고자 했던 버팔로 고기를 버거로 시도했으나 별 차이는 없었다.
하긴 갈아 놓은 고기에서 소, 버팔로, 돼지, 닭, 뭐라도 구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식당 앞에서 바라본 계곡>
계획 짜 놓은 시간에 좀 늦어 급한 마음으로 Mt. Carmel Highway를 타러 다시 공원으로 갔는데
하... The Narrow까지의 trail이 아니라 이 도로가 더 중요한 것이었다.
급한 마음으로 지나느라 포인트마다 제대로 멈추어 즐기지는 못했는데, 집사람이 나중에 이에 대해
참 아쉬워했다. 산과 계곡의 색깔과 무늬가 참 좋았다고.. 흠.. 집사람이 이런 걸 좋아했었나..?
<Mt. Carmel Highway에서 본 계곡>
<Mt. Carmel Highway에서 본 계곡>
<Mt. Carmel Highway에서 본 계곡>
<Mt. Carmel Highway에서 본 계곡>
하여간 이때부터는 두 시간 가량 숙소로 돌아오는 길이어서 심심함을 예상했는데,
Dixie National Forest를 거치는 동안 그다지 심심하지는 않았다. 간간이 졸던 집사람은 길 가에서
사슴 그룹을 두세 차례 발견하고서는 확 잠이 깬 것 같기도 하고.
참고로, 몇 군데의 National Forest를 지나면서 이게 National Park와 어떤 차이가 있나 하고
보았더니 관장하는 기관의 차이인 것 같았다. 국립공원은 Department of the Interior 산하의
National Park Service (NPS)에서 관장하는 것으로 홈페이지에 나오는데, 국립숲은 간판 밑에
Department of Agriculture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뭐.. 그렇게 자세히 알 내용은 아니긴 하네..
<Dixie National Forest>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이른 귀환 시간인 오후 6시 경,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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