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nksgiving 연휴를 맞아 1박 2일짜리 짧은 Cape Cod 여행을 나섰다.
Cape Cod는 4시간 정도의 멀지 않은 거리라 초여름부터 가려고 별렀었는데,
좀 집중적으로 둘러볼 여행지가 아닌 데다가, 이래저래 하다보니 결국 겨울로 밀리고 말았다.
여행기간도 2박 3일이나 3박 4일로 계획하다가, 시즌도 지나고 해서 일정을 조금씩 줄이다 보니
1박 2일짜리로 낙찰되었다. 그간 계획 세우는 일에 피곤하다고 투덜댔더니 이번엔 집사람이
전 계획을 세웠는데 고생을 시켜 좀 미안하긴 했다.
짧은 여행인만큼 출발도 새벽 일찍으로 잡았다. 집사람은 먹을 것들을 준비하느라 새벽 3시에 일어났고
나도 5시쯤 일어나서 설쳤으나 6시가 다 되어서야 자는 애들을 차에 싣고 출발할 수 있었다.
지난 번 아카디아 갈 때와 옐로스톤 가느라 비행기 탈 때 빼고는 항상 이랬던 것 같다.
Cape Cod 는 해안으로 갈고리처럼 튀어나온 Cape 전체를 가리키는 것이라, 어디를 가는 지에 따라
볼 것과 경험할 것들이 다르다고 한다. 우리는 시간도 짧아 가장 끝단의 Provincetown과 Falmouth,
이렇게 두 군데를 주 방문지로 정했다.
Cape Cod 로 가는 두 가지 경로 중 내비게이션은 하트포드를 거치는 I-91, 84, 90, 495번 도로로 안내했고,
(돌아올 때는 Providence를 거치는 길을 안내..) 이 길을 따라 9시쯤 Cape Cod로 들어섰다.
6번 Highway가 Cape를 주욱 가로질러 가는데 이것 대신 6A 도로를 타야 된다고 해서 탄다고 탔는데,
제대로 타지는 못했던 것 같다. 가는 내내 숲만 보여서...
하여간 가는 도중 National Seashore 라는 간판을 보고 무작정 해안가 쪽으로 우회전을 해서 들어갔는데
이곳이 Nauset Light Beach 였다. 바로 몇 주 전 아카디아에서도 겨울 바다는 보았지만, 이곳은
정말 대양으로 느껴지는 큰 바다에 면한, 긴 모래 해안이었다. 등대 하나가 운치를 더하고..
추운 날씨에도 바닷가에서 파도와 모래만 있으면 한참을 노는 아이들인지라 30분 가량 겨울 바닷가를 거닐다
목적지인 프로빈스타운으로 다시 향했다. 곶의 끝으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면서 모래 언덕과 그에 따른
독특한 식생, 그리고 간간이 보이는 호수들(아마 석호인 듯)이 눈길을 끌었다.
계획했던 첫번째 목적지는 Race Point Beach 였다. Visitor Center 부터 들렀으나 역시나 시즌 끝으로 문 닫았고,
그나마 화장실은 이용할 수 있었다. 다른 차가 한 대도 없는 주차장에서 시즌 끝이 이렇게 다른가 푸념하다가
Beach로 갔는데, 의외로 이곳에는 겨울 Cape Cod를 보러온 적잖은 차가 있었다.
아카디아와 달리 온 사방에 널린 모래밭과 해안 안쪽의 모래 언덕(dune), 그리고 낯선 biome의 풍경이
우리에게는 꽤나 새로웠다. 낮은 기온과 세찬 바람으로 무지하게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모래밭이 펼쳐진 (그 사이에 바닷물 개울이 흐르고 있었다) 바닷가를 좋아했으나, 집사람은
사막 비슷해 보이는 dune 풍경에 더 감탄했다.
이어 프로빈스타운 시내로 들어갔다. 여행 가이드에서 본 대로 역시나 주차할 곳이 별로 없는 좁은 거리들이
주욱 이어져 있었는데, 역시 시즌이 끝나서 그런지 public parking 에 돈 받는 사람이 없었다. 주차하려면
전화를 해서 돈을 내라고 되어 있었는데 그냥 한 시간 남짓 세웠다가 빠져 나왔다. "시즌 끝인데 이 정도
혜택은 있어야지..." 라고 셀프로 생각하면서.
공공도서관을 먼저 들렀는데, 이곳은 실내에 옛 요트를 전시해 두었다고 하여 이를 보러 2층으로 올라갔다.
사실 대단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이들이 좋아하여 다행이었다. 그런데, 집사람이 더 훌륭한 볼거리를 찾았는데
그건 3층 창으로 내다 본 항구 풍경이었다. 창 바로 앞에 흔들의자를 두어 편안히 오래 감상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단다.
그러나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운전해 온 끝이라 한참 앉아 조느라 그 풍광을 보지는 못했다.
도서관을 나와 Pilgrim Monument 로 올라갔다. Province Town 은 1620년 May Flower 호가 아메리카 땅에서
처음 기착한 곳인지라, 이곳에 1910년, 3년간의 공사 끝에 기념탑을 만들었단다. 이 순례자 기념탑은
어른 $12, 어린이 $4 의 입장료를 받았는데, 재미있게도 꽤 높은 탑을 걸어 올라가게 되어 있었다.
추운 날씨 탓에 올라가는 게 그리 힘들지 않았고, 오히려 탑 꼭대기에서 찬 바람으로 손과 얼굴이 얼 지경이었다.
숙소에 체크인하고 난 뒤, Hering Cove (Cove는 만의 후미라는 뜻이다. 여기는 곶이자 만이다.) 로 가서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일몰을 보았다. 집사람은 추위에 떨다가 차에서 몸을 녹이고 나올 정도였는데
아이들은 전혀 개의치 않고 놀았다.
이번 숙소는 부엌이 딸리고 화장실도 두 개가 있어 이용이 편리했다. 겨울이라 가격도 $ 80 로 저렴했고...
둘째날, 가지고 간 자전거로 아이들은 Shining Sea Bikeway 를 짧게나마 경험해 보았고 (나는 차로 기다렸다)
Woods Hole Science Aquarium 도 들른 뒤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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