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nimal Kingdom
우리는 첫 테마파크로 애니멀 킹덤을 선택했다. 전날 밤 자정이 다되어 도착했기 때문에
피곤해서 일정을 제대로 못 보낸다고 할 때 가장 손해를 적게 볼 것 같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원에서 아이들은 팔팔하게 잘 놀았고, 공원 자체도 다른 곳에 비해 못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아침에 잘 못 일어나기는 했지만 10시 전에 공원에 입장할 수 있었다. 들어가서 바로
fast pass plus로 주요 일정을 선정했다. 처음으로 한 것이 Expedition Everest라는 것인데
이건 중간에 후진하는 것이 약간 독특했다. 큰 아이는 예전에 에버랜드에서 롤러코스터를 처음
경험했었는데, 둘째는 이것이 평생의 첫 롤러코스터가 되었다.
<에베레스트 탐험 롤러코스터 앞: 히말라야의 등산용품 상점처럼 꾸며 놓았다>
실내외를 번갈아 호랑이, 원숭이, 박쥐 등의 동물원을 도는 Maharaja Jungle Trek을 거쳐
Kilimanjaro Safaris로 갔다. 큰 아이는 이제 가끔씩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여기에서 녀석의 표정이 그랬다. 좋은 건지 싫은 건지... 그런데 나중에 지나고 나니 좋았단다.
아직은 가끔이지만 이제 점점 더 녀석의 생각을 알기 어려워지겠지. 하긴 그게 성장이니까.
<사파리의 악어>
이어 Wildlife Express라는 기차를 타고 동물보호소로 갔다. 그 또래가 대개 그런지 모르겠지만
작은 아이는 동물들을 정말 좋아한다. 양들에게 먹이를 주고 살그머니 동물의 몸에 손을 대며
무아지경 같은 표정을 짓다가 다시 환하게 웃고는 또 먹이를 가져오기 위해 달려가는 모습은,
보고 있는 나까지 행복감에 젖게 만들었다. 하긴 아이들의 즐거운 웃음은 어떤 것이건 부모를
행복하게 할 것이다.
이 곳에서 준비해 간 초밥으로 점심을 먹었다. 아이들이 햄버거, 핫도그 등을 안 좋아하는지라
여행기간 내내 주먹밥, 초밥, 컵라면으로 점심을 해결했는데 아침마다 집사람이 고생했다.
그러나 어쨌건 차를 가져가면서 밥솥 등을 챙겨갈 수 있어 먹일 수 있으니 다행이었다.
점심을 먹고 나서 Festival of the Lion King 공연을 보러 갔다. 라이언킹 만화에 바탕했으나
스토리는 별로 없었고, 동물 모형 등의 무대 장치, 서커스쇼와 노래 공연 등이 핵심 볼거리였다.
서커스만으로도 제법 괜찮았던 것 같다.
바로 이어 It’s Tough to be a Bug 이라는 곳으로 갔다. 이건 Bug’s Life 만화를 바탕으로
곤충들이 나오는 4D 영화를 상영하는 것이었다. 살충제를 뿌릴 때 분무하고 벌레가 지나갈 때
앉아 있는 의자 바닥이 실룩하는 식이다.
이어 6개로 나뉜 섹션 가운데 DinoLand USA로 갔다. 말 그대로 공룡을 주제로 한 곳이다.
아이들은 일종의 놀이터인 Boneyard에서 놀았고 우리는 좀 쉬었다. 여기서 디즈니월드 앱을
검색해 보고, 물에서 보트를 타는 놀이기구인 Kali River Rapids의 대기시간이 좀 짧아진 것을
확인하고 보트를 타러 갔다. 그래도 한 20-30분은 기다린 것 같다.
이어 돌아오는 길에 아이들과 집사람의 의견이 갈렸다. 집사람은 니모 뮤지컬을 보고 싶어했고
아이들은 화석 캐는 것처럼 꾸며 놓은 모래 놀이터인 Fossil Fun Games를 가고 싶어했다.
결국 나눠서 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모래놀이터로 가고 집사람은 공연을 보러 갔다.
집사람과 다시 만난 뒤 Primeval Whirl이라는 놀이기구를 탔다. 회전은 좀 많지만 어린 아이를
위한 심플한 롤러코스터였는데 아이들이 의외로 좋아해서 두 번이나 탔다. (대기도 없었고)
마지막으로 차를 타고 공룡 모형 공원을 도는 Dinosaur라는 놀이기구에서 일정을 끝냈다.
그리고 숙소에 와서 밥을 해서 늦은 저녁을 먹었다.
2. Epcot
둘째날로 잡은 엡콧은 큰 녀석이 가장 기대를 했던 곳이다. 왜 그랬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이 곳은 컨셉을 ‘미래’로 잡은 곳이란다. 큰 아이가 조사해서 알려준 것이다. 이제 슬슬
이런 역할도 해 가는 걸 보면 대견하다. 물론 아직은 어린 아이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동생 괴롭히거나 어리광, 심술을 부리는 경우가 많지만 가끔은 대견하고 믿음직스런 모습이다.
엡콧은 애니멀 킹덤보다 사람이 더 많았다. 큰 아이가 하고 싶다는 Test Trek으로 달려가
fast pass를 뽑고 바로 옆 Mission Space로 갔다. 화성으로 가는 우주선 시뮬레이션이었다.
이어 Future World 섹션으로 옮겨 가서 Living with the Land 라는 배를 탔다. 기본적으로
에버랜드의 지구촌마을처럼 배를 타고 관람하는 것인데 생태주의적으로 꾸며 놓았다. 각 기후
지역을 돈 다음, 디즈니월드에서 실제 운영 중인 식물 실험실을 관람하게 되어 있었다.
여기를 거쳐 Turtle Talk 공연을 보고 점심을 먹었다. 이때, 최고 인기인 Soarin’의
fast pass를 끊었는데, 11시 정도에 이미 저녁 8시 45분의 리턴 시간이 발급되고 있었다.
점심을 먹고 Test Trek으로 갔는데, 각자 원하는 차를 디자인하고 차 모양 롤러코스터를 탄 뒤
자신이 디자인한 차에 점수를 매겨주는 식으로, 여기도 단순한 롤러코스터가 아니었다.
어디나 타러 들어가기 전 ‘설명’, ‘사전 작업’, ‘관련 컨텐츠 상영’ 등으로 시간을 쓰게 해 주고
타고 나온 뒤에도 뭔가 (예컨대 게임) 할 수 있게 하는 곳이 많아, 단순한 ride가 아니었다.
<Ride를 하고 난 후 자동차 시뮬레이션 게임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이어 World Showcase를 가서 돌았는데, 여긴 좀 실패였다. 물론 찬찬히 보고 공연 같은 것도
즐길 수 있으면 좋았을 수도 있겠지만, 좀 지친 데다 걸어야 할 거리도 많아 힘이 많이 들었다.
돌면서 볼 수 있는 것은 세계 몇몇 나라의 건물 모양 뿐이어서 그다지 흥미롭지도 않았고...
어쨌건 여기서 오후 내내를 보내고 노르웨이관의 Maelstrom이라는 ride도 하나 탄 뒤
저녁으로 중식을 사 먹었다.
다시 메인지역으로 돌아와 몇몇 놀이기구로 갔는데, 예상과 달리 꽤 재미있는 것이 많았다.
Imagination East에 다양한 기구들이 있었는데 예커대 자기가 롤러코스터를 디자인하고
그걸 시뮬레이션으로 타 보는 식으로 예상치 못하게 무척 재미있는 것이 많았다. 그러나,
이곳은 7시에 문을 닫는 바람에 오래 머물지는 못했다. 이 외에도 다른 다양한 것들이 많아서
집사람이 World Showcase 대신 이 쪽에 왔어야 했다며 후회하기도 했다.
<롤러코스터를 디자인해 시뮬레이션 체험해 보는 기구>
Spaceship Earth도 역시 예상 밖이었는데 단순히 에버랜드의 ‘지구촌 마을’ 같은 것 생각했다
전혀 다른 경험을 했다. 인간문명의 역사를 주로 기록문화 관점에서 돌며 보여 주고, 마지막엔
하늘의 별들을 보여 준 뒤 각 탑승자의 사진을 합성해 ‘당신이 만들 미래’라는 동영상과 사진을
보여 주는데 무척 재미있었다.
엡콧은 여러 놀이기구가 관련 기업의 협찬을 받은 것을 기록해 놓았는데, 예컨대 Test Trek은
Chevrolet가, Imagination은 휴렛패커드가 협찬했고, 이곳은 Siemens가 협찬해 놓았다.
이어 아침에 fast pass를 뽑아 두었던 Soarin’으로 갔는데, 역시 왜 사람들이 이곳에 줄 서는지
알만했다. 미국 서부지역을 비행하며 둘러보는 듯한 가상체험을 하게 해 주는데 큰 아이도
이곳을 첫 번째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불꽃놀이까지 보고 10시쯤 되어서야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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