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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여가

겨울 플로리다 여행 (7) - 씨월드와 유니버설

by PJaycee 2013. 12. 30.

 

1. Sea World

 

홈스테드에서 돌아온 다음날, 씨월드를 보러 갔다. 이 날 날씨가 나쁘다는 예보가 있어, 그러면

실외 활동이 많을 것 같은 씨월드를 다음 날로 미루고 유니버설을 먼저가야 하는 것 아닌가

고민을 잠시 하기도 하였으나 계획을 바꾸기도 번거롭고, 아침에 출발이 좀 늦어져 이 날 바로

씨월드를 가는 것으로 했다. 유니버설은 어쨌건 하이라이트이니까.

 

나는 그 전까지는 사실 씨월드가 공공에서 운영하는 큰 실내외 아쿠아리움 같은 건 줄 알았다.

그런데 가 보니, 여기도 디즈니월드와 같은 놀이공원이었고 다만 바다를 주제로 한다는 게 좀

다른 특징이었다. (찾아 보니, 심지어 이전 소유주는 Busch라는 맥주회사여서 전에는 맥주를

공짜로 제공했었다는 얘기까지 있었다. 난 미국 와서 이 맥주 싼 맛에 즐겨 마셨는데 아쉽네...)

 

별로 조사를 안 하고 갔던지라, 제일 최근에 생겼다는 Antarctica로 제일 먼저 향했다.

난 무슨 롤러코스터인 줄 알았는데, 잠시 ride를 한 뒤 펭귄들이 사는 냉동고-수조를 관람하는

것이었다. (나중에 홈페이지에서 보니 ride가 아니라 exhibit로 분류되어 있었다)

 

 

그런데, 추운 방에서 펭귄 구경도 나름 재미 있었는데, 동물을 좋아하는 작은 녀석이 심술이 났다.

어떤 아이가 펭귄 사육사(? 하여간 펭귄들이 노는 얼음 위)로 들어가 펭귄을 만져보고 있었는데

자기도 그걸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따로 신청하는 것이라길래 안된다고 달래다가, 계속 심술을 내서

시켜주자고 집사람과 얘기하고 옆 직원에게 얼마며 어디서 신청하는 것이냐고 물었더니,

황당하게도 직원도 모른다고 하는 것이었다. 결국 이때부터 한동안 둘째를 달래야 했다.

 

잃어버린 대륙이라 이름붙인 Flume RideKraken이란 롤러코스트를 타고 난 뒤 돌고래쇼를

보러 갔다. 둘째는 키가 안 되어 이걸 못 탔는데 그 순간에는 쿨한 듯 보이더니 그 이후 계속

난 키가 안 되어 놀이기구도 못타고 쓸쓸하다는 자학 멘트를 계속해 살짝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오늘 점심메뉴로 새로 등장한 군만두>

 

어쨌건 여기는 이름이 Sea World이니만큼 놀이기구보다는 바다동물 구경이 핵심이어야 했고,

실제로도 이곳에는 다양한 바다동물 쇼가 사람들을 끄는 주요 포인트였다.

올랜도에서 놀이공원을 돌며 느낀 것은 fusionstory가 없는 쇼가 없다는 점이다. 돌고래쇼도

단순히 돌고래 재롱과 재주가 위주는 아니었다. 돌고래는 전후로 잠시 나오고, 다이빙 쇼라든가

와이어를 이용한 공중 쇼 등이 훨씬 비중이 컸다. 그리고 대단하지는 않지만 사랑 스토리가

끼어들어 있었다.

 

<돌고래 쇼>

 

<다이빙과 와이어를 이용한 공연이 함께 있다>

 

이 날, 내가 여러 번 쇼 시간표를 잘못 보았는데 돌고래쇼를 보고 범고래쇼를 보러 가면서도

그랬다. 내가 30분을 착각해 범고래쇼에 10분 가량 늦게 들어간 것이다. 사실 씨월드는 범고래

마니아인 (요새는 약간 덜하지만) 둘째를 위한 일정이나 마찬가지였는데 이렇게 쇼를 놓치니

둘째가 짜증을 내며 다시 보겠다고 했다. 바로 옆의 Polar Express (Seat-motion 영화인데

아마 다른 내용으로 운영하다 성탄시즌을 맞아 내용을 이걸로 바꾼 듯 했다) 로 가서 탄 뒤

다음 범고래쇼를 보러 갔는데, 둘째가 원했던 범고래 splash가 별로 오지 않아, 결국 이날 저녁

둘째는 엄마와 쇼를 세 번째 다시 보게 되었다.

 

<첫 번째 본 범고래 쇼>

 

<두 번째: 범고래가 관객석으로 스플래쉬를 날리는데 두 번 밖에 못 맞았단다> 

 

<Polar Express 만화에 나오는 기차표>

 

두 번째와 세 번째 범고래쇼 관람 사이 상어 수족관에 가서 상어 등 여러 물고기를 보고

(여기가 아쿠아리움처럼 해 놓은 유일한 곳이었다), 둘째가 범고래쇼를 보러 간 동안, 큰 아이와

나는 스카이타워에 올라가 전망을 둘러 보았다. 이어 물개쇼까지 보았다.

 

 

<첫째와 스카이타워를 타고 올라가서 둘째가 범고래 쇼를 관람하고 있는 곳을 내려다 보았다>

 

다음 날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아침 일찍 가기로 해서, 이날은 좀 일찍 마무리를 하고 숙소로

돌아와 저녁을 먹었다.

 

 

2. Universal Studio Island of Adventure

 

다음날, 여행의 마지막 일정이자 해리포터 때문에 아이들이 가장 고대하던 곳인 유니버설로

향했다. 이 날은 8시가 개장시간이었는데, 항상 늦잠 자던 큰 아이도 가자는 말에 벌떡 일어나

우리도 주차장에 8시 전에 도착하고, 입구도 8시 조금 넘어 통과했다.

 

뭔지는 모르지만 Harry Potter’s Forbidden Joureny 라는 ride가 가장 인기이고 한두 시간

대기는 예사라는 말에 우리도 입구에서 가장 멀리 위치한 해리포터 쪽으로 서둘러 갔다.

그러나 서두르는 마음에 비해 둘째 때문에 그다지 빠르게 가지는 못했는데, 주변의 사람들은

올랜도 놀이공원에서 본 가장 빠른 속도로 휙휙 우리 옆을 지나쳐 갔다. 도착해서 줄을 서니

아침에 이렇게 서둘렀음에도 대기시간이 벌써 75분이 되어 있었다. (최장 150분까지 갔었다)

 

<호그와트 성>

 

<호그스미드 마을>

 

어쨌건 우리는 최선을 다 했고 선방했다 싶어서 기쁜 마음으로 기다렸다. 한 시간 정도는

호그와트 성 건물 밖을 돌면서 보내고 20분 가량은 건물 안에서 기다렸는데, 건물 안에는

영화에 나오는 움직이는 액자며 덤블도어의 방 등등을 꾸며 놓아 기다리며 지루하지는 않았다.

카메라를 두고 가서 아이폰으로 찍느라 사진이 제대로 안 나와 아쉬웠다.

 

<대기 줄이 지나가는 가운데 마법 액자들이 있는 방>

 

해리포터는 스크린과 motion-seat을 이용한 4-D 영화와 용이나 거미 같은 모형을 이용한 실제

ride가 섞인 것이었는데, 마법 빗자루를 타고 날며 영화 속 다양한 경험을 하는 느낌을 주는

것이었다. 기다리기 힘들어 두 번은 못 타겠지만, 경험해 볼 만한 것이었다. 아이들도 좋았대고.

 

타고 나와서 여행 전부터 아이들이 가장 기다려오던 마법지팡이도 사 주었다. (이 중국산 마법

지팡이 모형이 하나에 35달러였다... 허 참... 그래도 이건 약속했으니 사 주긴 해야지...)

 

<Wand를 늘어 놓고 파는 가게>

 

<현실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마법: "엄마 카드에서 돈 나와라 얍">

 

 

영화 속 여러 인물의 것이 있는데, 둘째는 주저 없이 Dumbledore의 것을 골랐고 (영화 속에서

가장 강력한 걸로 나온다), 큰 녀석은 한참 고민하더니 Ginny Wisley의 것을 골랐다. 검은 색으로

심플하게 생긴 것인데 무게와 길이가 자기에게 맞단다.

 

아직 어리기는 하지만 두 녀석의 성향은 이렇게 다르다. 작은 녀석은 막 덤벼들고 큰 녀석은

신중하다. 일례로 돌아오는 길에 버거킹에 들른 적이 있는데 음료수가 마음에 안 들자

둘째 녀석이 슥 가더니 매장 매니저에게 ‘Can I get that cup?’ 하더니 컵을 얻어 음료수를

받아 들고 왔다. 내가 놀라서 매니저에게 돈 내야 하지 않냐고 했더니 씨익 웃으며 괜찮다고

했는데, 영어가 좀 부족해도 둘째는 이렇다. 엡콧의 World Showcase에서도 어떤 사람들이

휴대폰을 들고 보물찾기 하는 것을 보자 안되는 영어로 어디서 얻느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대답을 해 주자 영어를 모르니 옆에 있는 형에게 저 사람이 뭐래?’ 라고 물어본다... 허허)

반면 큰 녀석은 쉽게 나서거나 말하지 않고, 뭔가를 고를 때도 더 신중하고 실용주의적이다.

둘째가 엄마에게 형은 왜 저렇게 고르는 걸 못하는지 모르겠다라고 하기도 했다.

 

어쟀건 내려 오며 쥬라기공원 섹션에서 flume ride를 하나 타고, 카툰 섹션으로 갔다.

반가운 뽀빠이 등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이건 나는 아는데 아이들은 모르는군.. 세대차이..)

 

<개에게 끌려 가는 듯 한 장>

 

<뽀빠이에서 항상 햄버거를 먹던 캐릭터>

 

이어 마블 섹션의 스파이더맨으로 갔다. 아침 10시 반쯤이었는데 대기시간이 80분이었다.

그래도 해리포터와 더불어 양대 인기 품목이니 하고 기다렸는데놀던 둘째가 wand

떨어뜨려 끝이 깨졌다. 산 지 한 시간도 안 된 것 같은데... 좀 당황한 것 같기는 하지만

울거나 짜증내지는 않고 집에 돌아가서 붙여주겠다고 하자 금세 잊어버린 것 같은 모양까지

보였다. 큰 녀석이었으면 한참 표정이 안 좋았을 일인데...

 

스파이더맨은 역시 실제와 영상이 적당히 섞인 것으로 차를 타고 이동하는 영화체험 ride였다.

그런데, 거의 끝날 즈음에 무슨 오류가 났는지 이동이 멈추었다. 난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옆에 사람들이 do it over를 외치자 직원들이 군말 없이 express path를 통해 타는 곳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두 번째가 처음보다 좀 재미 없긴 했지만, 오래 기다려 두 번 탔으니 나는

그게 득 본 느낌이었다.

 

여기까지 오전이 거의 다 갔는데, 아침에 일찍 와서 지치기도 한데다, 날이 생각보다 쌀쌀해서

우리는 숙소로 돌아오기로 했다. 와서 라면과 짜장면을 끓여 점심을 해결하고, 집사람과 나는

잠깐 눈도 붙인 뒤 옷을 좀더 두텁게 챙겨 입고 3시 반 경 다시 유니버설로 갔다.

 

공연과 마술쇼를 거쳐 해리포터 성으로 들어가려는데 직원들이 표가 있어야 한다며 막았다.

오전에 표를 나눠주길래 ride 타는 fast pass 같은 건가 싶어 받지 않았었는데, 이제 보니 그게

해리포터 지역으로 들어가는 입장권이었던 것이다. 워낙 사람이 몰리니 출입인원을 제한하는

모양이었다. 큰 아이는 못 들어간다며 짜증을 내고 이제야 받으러 가니 주는 사람도 못 찾겠고,

그러다가 옆의 직원에게 얘기를 하니 마음씨 좋게 생긴 통통한 여자 직원이 다른 사람에게는

말하지 말라며 티켓을 하나 내 주고는 지금 들어가란다. ... 다행...

 

어쨌건 다시 들어간 해리포터 지역에서 한참 머물렀다. 물론 철저하게 상업주의로 도배되었지만

영화 속 세상을 경험해보는 아이들이 즐거워하니 그걸로 되었다. 영화 속 호그스미드처럼

꾸며 놓은 거리에서 들어가 볼 수 있는 가게는 전부 기념품이나 기타 뭔가를 파는 곳이었는데

그래, 그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아이들과 버터맥주를 한 잔 하고 기념품도 하나씩 더 샀다.

 

<버터맥주(보리맛 슬러시)를 파는 가판 앞에 늘어선 사람들>

<마법사 사진이 들어간 초콜릿: 아래 상자엔 개구리 초콜릿>

 

<밤에 더욱 북적이는 호그스미드>

 

<밤에 본 호그와트>

 

<철창에 갇힌 괴물 책에게 메롱: 으르렁거리며 움직인다>

 

<Wand shop에는 어른들이 더 많다: 기념품 가게 자체가 발 디딜 틈이 없다>

 

<큰 아이는 호그와트 교복에 엄청 끌렸으나 100달러가 넘는 가격에 포기>

 

 

 

내려 오며 포세이돈의 분노라는 공연(?)을 보고, 온 김에 헐크 롤러코스터도 타 보자고 하여

다시 마블 지역으로 향했다. 낮에 90분까지 갔다가 20분으로 대기시간이 줄어든 롤러코스터로

큰 아이와 집사람이 가고 나는 둘째와 커피잔 놀이기구를 탔다. 피곤했는지 둘째는 타고난 뒤

바로 잠들어 버렸고, 큰 아이와 집사람이 타고 나오니 10시쯤 되어 숙소로 돌아왔다.

 

작은 체구이지만 축 늘어져서 무거운 둘째의 몸무게가 이 여행의 내 마지막 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