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거나, 요새 유행하는 '응답하라 1988' 같은 복고 드라마를 보며 얘기를 하다 보면
같은 나이인 집사람이 나더러 같은 시대를 산 것 같지 않다고 말한다.
예컨대, 초등 저학년 때 집에서 키우던 토끼 먹이려고 산에 풀 뜯으러 다니던 일이나(일상적인 일은 아니었지만),
겨울이면 양은대야에 물 끓여서 부엌에서 씻던 일, 중고등학교 때 밤에 연탄 갈아야 했었다는 얘기 등이
집사람에게 낯선 모양이다.
생각해 보면, 이러한 생활의 작은 경험들은 시대적 환경만큼이나 개인적 환경에 따른 편차도 큰 것 같다.
84년까지 어린 시절을 대구에서 보낸 나와, 그 해까지를 서울에서 살았던 집사람의 차이도 있고
경제적 수준, 사는 환경에 따른 차이도 있을 것이다.
조금 걱정은, 지금 201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내는 아이들에게는 이러한 환경 차이가 더 클 것 같다는 점이다.
전해 들은 어느 서울 변두리 지역 학교 선생님 얘기는 정말 우려스러웠는데,
커리큘럼에 있는 학생들 타자 연습을 시키려 하니, 못 쓰는 키보드나 자판 그림을 쓰는 아이들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흔하고 널린 것처럼 보이는 컴퓨터가 집에 없는 아이들이다.
이 세대들이 큰 뒤에 응답하게 될 2016년은 어떤 시대일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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