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오리는 여름 북극의 절벽에서 새끼를 낳아 기른다. 여름이 끝날 무렵 새끼들은 절벽에서 바다로 첫 비행을 나선다.
날개가 작고 날갯짓이 약해 점프 후 한번의 활공밖에 할 수 없다. 이 활공으로 1 km 떨어진 바다에 닿으면 살고, 중간 땅에 떨어지면 갈매기와 북극여우의 먹이가 된다.
첫 비행은 부모 오리와 함께이다. 부모오리는 점프를 격려하고, 바다로 방향을 잡아주고, 혹시 땅에 떨어지면 포식자로부터 지켜주고자 한다.
운이 좋으면 땅에 떨어져도 뒤뚱이며 뛰어서 바다에 닿을 수도 있다. 목숨을 건 첫 비행과 그를 지키고자 하는 부모 새의 노력, 수만 마리의 오리 떼가 하늘을 뒤덮는다.
그러나 바다에 닿아도 끝은 아니다. 아직 날 수 없는 새끼 오리는 바다가 얼기 전에 100 km를 헤엄쳐 남쪽 바다로 이동해야 한다.
애달프게 부모가 지킨 것은 치열한 삶의 단지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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