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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영화 Inside Out, 그리고 유전(genetics)

by PJaycee 2015. 7. 26.

영화 Inside Out을 가족들과 보았다.

가족영화라고 하여 부모님 모시고 아이들과 함께 가서 본 영화였는데 영화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지만

심리학이나 기타 과학적인 측면에서 여러 흥미로운 생각거리를 던져 주었다.


<영화 포스터: copyright by Disney Pixar>


영화에서 감정적 요소로 등장한 다섯 개의 캐릭터는, 기쁨, 슬픔, 분노, 까칠함(disgust), 소심함(fear)이었는데

한겨레신문에 정재승 씨가 쓴 칼럼에는 여기에 놀람(surprise)이라는 요소가 하나 더 있다고 한다.

이러한 분류는 동양철학에서 오욕칠정으로 표현하는 요소와 좀 다르고, 분류의 체계와 수준이 

포괄성과 상호배타성이라는 분류의 기본원칙에 부합하는 지도 의문이지만 일단 그렇다고 치고...

여기서 내가 요새 관심 있어 하는 부분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유전요소 형질로서의

감정, 정서, 성격 등의 요소이다.


물론, genetics만이 아니라 epigenetics의 중요성이 강조된 지도 오래되었지만, 고전 유전학적 관점에서는

대립유전자(allele)의 요소가 되는 형질들이 있다. 예컨대 완두콩의 색깔이나 형태라는 표현형의 특성이

멘델 유전학에서 형질이 되는데, 이게 하나의 유전자로 대응이 되면 유전요소 형질이 되는 것이다.


조금 더 복잡한 표현형의 예로는 사람의 키(신장)를 들 수 있다. 

키가 큰 사람에서 키는 사실 하나의 유전자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전유전학을 따르지는 않는다.

물론 epigenetics 측면에서의 고려점도 많긴 하겠지만, 이런 경우 가장 관련된 하나 또는 소수의 유전자를 찾아

그것의 특성을 연구하거나 manipulation 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주 복잡한 표현형의 예가 되는 것은 지적 능력이다.

공부를 잘하고 훌륭한 성취를 이룬 부모 밑에 공부를 못하는 아이가 있거나 그 반대의 경우가

인간세상에서는 흔한 일이다. 여기에서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당연히 하나 또는 소수의 유전자로

설명될 수 없고, 심지어는 하나의 표현형(phenotype)이라고 말할 수조차 없는 복합적인 산물이다.

조금 스코프를 좁혀 수학을 잘 한다, 음악을 잘 한다 등이나, 창의성이 좋다(엉뚱한 생각을 한다) 정도는

표현형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실제로 그런 집안도 있고) 여기도 사실 많은 복합적 요소가 있을 것이다.


이때, 인지능력 측면에서, 또는 정서적 측면에서 기본적 유전의 요소가 되는 형질이 있을까?

그리고 정서의 경우에는 그 형질이 영화에 나온 것과 같은 요소들이 될까? 즉, 기쁨을 쉽게 느끼는 것이나

공포감이 강한 성향 등이 유전적 요소가 될까? 사실 내 생각에는 가능할 것 같다.


예컨대, 자존심이 강한 성향이 정서적 유전요소라고 한다면, 아버지는 강한 자존심을 성취와 연계시켜

우수한 학업성적을 나타내고 사회적으로 성공하지만, 자식은 어릴 적 아버지와의 대비, 주변인들과의 대비 속에

자존심에 오히려 큰 상처를 입고 정서적 결핍, 또는 보상기전에 따른 회피행동 등을 나타낼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기본적인 정서적 유전요소를 밝혀낼 수 있다면, 아이들을 그에 따라 평가하고(그리고 이 평가에는

성인이 된 부모의 특성을 고려해 유전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다) 분류하여, 아이의 성향에 맞는

교육방침을 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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