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트레이크를 중심으로 주변의 공원을 돌아보는 7박 8일간의 여행 일정은, 사실 급조한 것이었다.
여러 일들로 인해 휴가 일정을 천천히 잡을 수 없었다. 비행편 예약을 출발 1주일 전에야 하였으니..
Yellowstone - Grand Teton은 나의 경우 두 번째니까 그렇다 쳐도 아래쪽 공원은 정말 무대책이었다.
다음 날 일정과 숙소 예약을 전날 밤 호텔에서 하는 식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어린 아이들과 함께 큰 후회는 남지 않게 일정을 소화했다. (물론 없는 건 아니고)
처음에는 첫 날 옐로스톤 인근 Idaho Falls나 가능하면 West Yellowstone까지 가려 했으나,
priceline.com을 통해 blind negotiation으로 잡힌 항공편 출발이 오후 2시, SLC 도착이 오후 9시여서
이 계획은 포기하고 공항 근처에서 하루 묵기로 했다.
덕분에 둘째 날 일정이 빠듯해졌으나 SLC에서 새벽 4시 반에 출발해 올라가는 길에 해 떠오는 하늘의
멋진 색깔 변화를 즐기는 전화위복도 있었다.
둘째 날, SLC에서 4시 반에 출발하니, 9시 반쯤 West Yellowstone에 도착할 수 있었다.
515 km를 달리며 일부러 쉬지는 않았지만, 중간에 아이 코피가 터져 한 20분 멈춰 있었으니 쉰 셈이긴 하다.
West Yellowstone에서 잠시 장도 보며 쉬고, 10시 경 공원으로 들어가서 저녁 8시까지 공원의 절반을 돌았다.
옐로스톤은, 우리 같은 주차간산(走車 혹은 駐車) 족에게는 8자형 도로를 돌다 포인트에 주차하고 둘러보는 관광지다.
처음 계획은 아래쪽 루프의 Major Geyser Basin까지만 내려갔다가 윗쪽 루프를 도는 것이었으나, 큰 아이가 화장실이
급하고 중간의 포인트에서는 화장실은커녕 주차도 어려운 판이라, 결국 Old Faithful 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이것도 나름 전화위복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 Old Faithful Geyser를 이 날과 다음 날,
두 번에 걸쳐서 보게 된 것이 그것이다.
어쨌거나 이 날은, Canyon Village의 호텔에 도착하니 거의 8시가 다 되어 있을 정도로 강행군을 했다.
셋째 날은 "8" 자 모양의 우측 아래 부분을 돌며 full 로 하루를 옐로스톤 보는 것에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 번 관광상품으로 왔을 때도 하루 반은 보았는데, 개별 가족여행으로 왔으니 full 로 이틀은 보아야겠다 싶었다.
더구나, 전날 Old Faithful을 보았기 때문에 좀더 느긋하게 움직였다. 점심을 먹은 Gull Point Drive의 피크닉장에서
아이들이 옐로스톤 호수변에서 두 시간 가까이 놀도록 한 이유도 그것이었다.
그러나, 역시 계획은 틀어지기 마련, 아이들이 Old Faithful의 간헐천을 한번 더 보고 싶다고 하여 그러자고 하니
결국 그 곳에서 오후 5시 반에 출발하게 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Teton Village의 숙소는 예상보다 멀었고, 내비게이션은 작은 지름길 대신 먼 고속도로를
안내하였으며, 도중에 비까지 세차게 내려 숙소 도착 시간은 저녁 8시를 훌쩍 넘겼다.
넷째 날, 사실 Grand Teton은 Jenny 호수를 볼 계획 정도밖에 없었다. 이날 솔트레이크로 돌아가야 해서,
점심 먹고 오후 2시 경까지만 시간이 허용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날 밤과 다음 날 아침 인터넷으로 검색하다 보니
Teton Village에서 Air Tram (케이블카)을 타보라는 말이 있었다. 잉?
사실 Teton Village에 숙소를 잡은 것은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고, 출발 며칠 전 일정을 짜다 지쳐 예약 사이트에서
Grand Teton 인근 가장 싸다고 한 것 (특히 그 때 방이 하나 남았다고 위협을..)을 바로 예약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 트램을 타는 곳이 바로 우리 숙소 옆 건물이었다.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면 1인당 $ 6 싸기까지 하다니,
바로 예약하고 아침 첫 일정으로 트램을 타러 갔다. 아... 그런데 이것이 예술, 행운으로 얻어 보게 된 예술이었다.
우연의 행운으로 우리가 본 2층 구름 바다의 풍경은 한동안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Jenny Lake를 돈 다음 Grand Teton 구경을 끝냈다. 역시 주차간산이다..
2시 경 Salt Lake City로 출발했다. 대개 사람들은 제한속도가 75 - 80 mph에 달하는 I-15 도로를 타는데 반해
우리는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대로 충실히 따랐더니 제한속도가 45 - 65 mph인 시골 highway를 달리게 되었다.
이 역시 이동 시간을 늘려 SLC에 8시가 넘어 도착하는 원인이 되었으나, 전화위복으로 큰 대지에서 변화무쌍한
큰 자연을 접하는 행운도 있었다. (만화처럼 비가 오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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